[오키나와역사] 138. “죽은 사람 세금까지 내라 했다… 류큐 사키시마 인두세의 충격적 진실”

키가 닿으면 세금이 시작됐다… 인두세석에 담긴 비극

농지와 수확이 아니라 ‘사람 수’에 매긴 잔혹한 세금

260년 착취를 끝낸 사람들… 사키시마 민중의 폐지 투쟁

사키시마(先島)의 인두세(人頭税)는 류큐(琉球) 왕국의 화려한 문화 뒤에 숨겨진 가장 잔혹한 수탈 제도였다. 1609년 사쓰마(薩摩) 침공 이후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은 류큐 왕부는 그 무게를 미야코(宮古)와 야에야마(八重山) 등 사키시마 사람들에게 전가했다. 

 

그 결과 1637년 도입된 인두세는 농지 면적이나 실제 수확량이 아니라, 15세부터 50세까지의 남녀 ‘머리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냉혹한 제도였다.

 

사키시마(先島)의 인두세(人頭税)  [이미지=AI 생성]

 

남성은 조와 쌀 같은 곡물을, 여성은 미야코 조후(宮古上布)와 야에야마 조후(八重山上布) 같은 고급 직물을 납부해야 했다. 반면 현지 관리와 사족(士族)은 세금을 면제받았고, 농민에게 부역까지 강요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조세가 아니라 신분제 위에 세워진 착취 구조였다.

 

이 잔혹한 징세 체계를 상징하는 것이 인두세석(人頭税石)과 카이다지(カイダージ)였다. 미야코지마에 남아 있는 인두세석은 아이의 키가 그 높이에 닿으면 세금이 부과되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또한 문자를 모르는 농민들에게 세금 할당량을 알리기 위해 카이다지라는 상형문자가 새겨진 나무 팻말이 사용되었다. 농민들은 그 팻말에 적힌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끝없는 노동에 내몰렸다. 세금을 내지 못하면 감옥과 고문이 기다렸고, 과세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훼손했다는 비극적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자연재해도 이 세금의 폭력성을 멈추지 못했다. 1771년 메이와 대쓰나미(明和の大津波)는 사키시마를 덮쳐 야에야마 인구의 큰 부분을 앗아갔다. 

 

그러나 류큐 왕부는 피해자의 세금을 면제하기는커녕,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사람들의 몫까지 생존자들에게 부담시켰다. 이 장면은 인두세가 인간의 생명보다 조세를 우선한 제도였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가혹한 세금과 식량 부족은 인구 조절의 비극적 전승까지 낳았다. 요나구니섬의 쿠부라바리(久部良割), 하테루마섬 등의 톤구타(人枡田)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인두세가 섬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극한으로 몰아넣었는지를 상징한다. 살아남기 위해 사람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인두세는 공동체 전체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1879년 류큐 처분 이후에도 인두세는 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메이지 정부의 구관온존(旧慣温存) 정책 아래 낡은 제도가 유지되었고, 사키시마 사람들의 고통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1890년대에 들어 나카무라 주사쿠(中村十作), 시로마 세이안(城間正安), 니시자토 카마, 타이라 마우시 등이 폐지 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방해를 뚫고 중앙 정부에 실상을 호소했고, 1895년 제국 의회에서 인두세 폐지 청원이 가결되었다. 마침내 1903년, 260년 넘게 이어진 인두세는 막을 내렸다.


 

사키시마의 인두세(人頭税)는 류큐 왕국의 재정 부담을 가장 약한 지역과 사람들에게 떠넘긴 비인도적 제도였다. 인두세석과 카이다지, 메이와 대쓰나미 이후의 추징, 쿠부라바리와 톤구타 전승은 이 제도가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삶 전체를 지배한 폭력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인두세 폐지 운동은 사키시마 민중이 스스로의 고통을 말하고, 권력에 맞서 제도를 바꿔낸 중요한 근대사의 기억이다.

작성 2026.04.30 08:16 수정 2026.04.3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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